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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ㆍ플랫슈즈 자주 신으면 아킬레스건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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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너무 오래 신으면 자칫 아킬레스건염에 걸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아킬레우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유달리 약한 발뒤꿈치가 바로 그것이다. 아킬레우스는 결국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쏜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고 전사한다.

그 뒤 발뒤꿈치 근육을 그의 이름을 따 ‘아킬레스건’으로 불린다.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 뼈인 종골과 종아리 근육인 하퇴삼두근을 연결하는 힘줄이다. 걸을 때 발이 바닥을 차면서 몸을 앞으로 나가도록 추진력을 제공한다.

가장 센 힘줄인 아킬레스건도 무리한 운동, 과체중, 달리거나 점프 시 가해지는 충격 등이 반복되면 미세하게 손상된다. 치유되는 속도를 넘어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아킬레스건에 미세한 파열과 함께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이 생기는데, 이것이 ‘아킬레스건염’이다.

아킬레스건염은 발생 위치에 따라 '비부착성'과 '부착성'으로 나뉜다. 비부착성 아킬레스건염은 부착부 위쪽 2~6㎝에 병변이 있고, 부착성 아킬레스건염은 발꿈치 뒤쪽에 염증을 동반한 통증이 주로 나타난다. 많이 뛰는 운동선수에게 많이 나타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과한 운동을 해도 생길 수 있다.

하이힐과 플랫슈즈를 자주 신는 여성에게도 잘 나타난다. 마릴린 먼로는 “하이힐을 누가 발명해냈지 모르지만 모든 여자들은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칭송했지만 하이힐은 아킬레스건의 적(敵)이다. 하이힐을 장시간 신으면 발목 관절이 오랫동안 바닥 쪽으로 꺾여 아킬레스건이 단축된다. 플랫슈즈도 아킬레스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늘려 아킬레스건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킬레스건염 환자는 보통 아침 첫걸음부터 발뒤꿈치에서 통증이나 뻑뻑함이 느껴진다. 운동 직후나 다음날 통증이 유독 심하게 느껴지거나, 계단을 오를 때 발뒤꿈치가 아프고, 뒤꿈치나 아킬레스건이 자주 붓는다면 아킬레스건염을 의심해야 한다.

초기 증상은 욱신거리며 아프다. 이후 통증이 종아리까지 올라와 가볍게 걸어도 통증이 생기는데, 이럴 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킬레스건염은 일반적으로 의사의 문진과 신체검사, 영상의학검사로 진단한다.

치료에 가장 중요한 점은 휴식이다. 통증과 부종을 줄여주는 진통소염제를 먹으며 아킬레스건을 쉬게 해줘야 한다. 신발 뒤꿈치에 2~3㎝ 정도의 패드나 특수깔창을 넣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고 냉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2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통증과 부종이 심한 급성기 후에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을 한다. 운동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체외충격파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아킬레스건의 급성파열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정도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생각해 봐야 한다.

최기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아킬레스건염은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이 되기 쉽다”며 “만성화되면 가만히 있어도 아킬레스건이 붓거나 통증이 느껴져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했다.

아킬레스건염 예방을 위해서는 갑작스럽게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평소 운동 전후로 충분히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체중이 증가한 상태에서 활동량이 많아지면 아킬레스건에 부하가 과도하게 가해지므로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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