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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맥락이 없어요-성인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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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ADHD는 주로 학령 전기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같은 연령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나친 행동성을 보이며 참지 못하는 충동성의 증상을 보입니다. 학령 전기 유병률은 약 7~8%로 약물 치료 효과는 좋은 편입니다.

최근까지 ADHD는 소아청소년 질환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추적 연구 결과 ADHD는 성인으로 성장한 후에도 60%까지 증상이 남아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신경정신의학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등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성인 ADHD 질환에 대해 적극적인 교육, 홍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성인 ADHD 증상을 가지고 있는 30대 중반 A의 삶


A는 학창 시절 교실에서 한두 명씩 있는 주의 산만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평범하게 초, 중고, 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소소한 실수가 많았습니다. 비록 지능 수준은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이었으나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시간이 친구들에 비해 짧았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생각에 문제집을 여러 권 구입해서 풀었으나 1~2장만 열심히 풀고 뒷부분은 펼쳐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리고 수업 준비물을 빼먹고 와서 선생님께 혼나는 날이 많았고 실내화 가방을 잃어버려 1년에도 3~4번씩 실내화를 사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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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픽사베이

A는 대학교 졸업 후 회사에 취직을 하여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A는 업무 중 사소한 실수와 비효율적인 일처리로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자주 들었습니다.
직장이 본인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이직을 2~3번 했으나 직장 내에서 행동 패턴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급출발, 급정거 등의 난폭 운전을 하여 1년 사이에 접촉 사고만 4~5번이 되어 보험료도 엄청 올라갔습니다.
A는 실수가 반복되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었고 결국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되었습니다.

성인 ADHD의 원인


학령 전기에는 ADHD 중 과잉행동-충동성 타입이 우세한 반면, 성인의 경우 부주의-주의력결핍 타입이 많습니다.

ADHD의 원인 중에 하나는 뇌, 특히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의 발달과 관련 있습니다. 전전두엽은 억제와 조절을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ADHD 환자가 과잉행동, 충동성을 보이다가 성인이 되면 잦아들고, 주로 부주의함을 보이는 이유가 전전두엽의 발달 지연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꼼꼼하지 못하고 실수가 반복되는 이유를 의지박약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인 ADHD 증상들은 의지 부족 문제보다는 생물학적 혹은 기질적인 원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재까지 의학적 견해입니다.

성인 ADHD, 어떻게 치료받아야 할까?


성인 ADHD 환자가 첫 진료부터 부주의, 주의력 결핍 등의 증상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우울한 기분, 심한 감정 기복, 건망증 등으로 진료실을 찾습니다.

ADHD 환자분들은 공황 장애 등의 불안장애, 알코올 중독 등의 다른 정신과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동반 질환 때문에 정신과에 의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주요 호소 증상과 공존 질환에 숨겨진 ADHD 특징들을 잘 감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가 설문지 선별 검사, 정신과 전문의 면담 등의 과정을 거쳐 성인 ADHD를 진단합니다. 성인 ADHD는 소아청소년과 치료와 동일하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계열의 약물을 처방합니다.

혹시 지금까지 인생에 맥락이 없이 혼란스러우셨나요? 그렇다면 짧은 시간에 쉽게 할 수 있는 성인 자가 ADHD 설문지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성인 ADHD에 해당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신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삶이 펼쳐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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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신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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